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메탈의 대중음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세대 뉴메탈(Nu Metal) 밴드들 중 림프비즈킷(Limp Bizkit)의 정규 5집 앨범인 Gold Cobra에 대한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다
1. 분열과 재결합의 반복, 그리고 돌아온 탕아
2001년,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림프비즈킷의 3집 Chocolate Starfish and the Hot Dog Flavored Water를 발매한 지 1년 정도 지났을 무렵, 보컬리스트 Fred Durst와 음악적 철학 및 기타 의견 차이로 인해 기타리스트 Wes Borland가 탈퇴를 한다. 림프비즈킷의 모든 사운드가 그를 통해 나왔었기에 그의 탈퇴는 밴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이 자리를 Snot의 Mike Smith가 채워주었지만 전문가들과 팬들은 앞으로도 림프비즈킷이 본인들만의 행보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는 최악의 결과를 몰고 왔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2003년에 만든 4집 Result May Vary였다. 첫 싱글인 Eat You Alive만 해도 평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전까지의 특징은 모두 사라진 특색 없는 하드락을 선보인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앨범의 판매량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저조했으며 올뮤직(All Music)에서 선정한 최악의 메탈/락 앨범 3선에 뽑혔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들어온 Mike Smith가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탈퇴를 하였고 그렇게 림프비즈킷은 팬들의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밴드로 남는가 싶었다. 그러다 2005년, EP앨범 The Unquestionable Truth (Part 1)를 발표했는데 팬들이 바라던 기타리스트 Wes Borland가 돌아와서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초기와는 달라진 사운드였지만 확실히 림프비즈킷만의 색깔이 녹아났기에 림프비즈킷의 부활의 초석인가 싶었지만 파트 2를 제작하거나 림프비즈킷에서 활동할 계획이 없다는 말과 함께 Wes Borland는 개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 또다시 떠났다. 이 기간 동안 드러머 John Otto도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이탈하게 되면서 림프비즈킷은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 시작했다. 활동이 뜸했던 이들의 소식은 4년이 지난 2009년에 접할 수 있었다. 솔로 커리어를 어느 정도 다진 Wes Borland가 전격적으로 림프비즈킷에 합류하였다는 소식과 함께 이들의 정규앨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고 2011년 3월, 드디어 8년 만에 정규앨범 Gold Cobra로 림프비즈킷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 황금 코브라
꽤나 인상적인 앨범 아트커버 속 CD를 꺼내어 들어보면 Introbra가 청자를 맞이한다. 음산한 인트로의 뒤를 이어 Bring It Back이 본격적으로 서막을 알린다. 이 곡이 매우 반가운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던 림프비즈킷의 근간, 벤딩이 적절하게 들어간 Wes Borland의 묵직한 기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틀 트랙인 Gold Cobra는 모든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느리지만 그루 비한 곡으로 배경을 담당하는 DJ Lethal의 사운드 위로 기타와 베이스가 리드미컬하게 연주하는 전형적인 림프비즈킷 스타일의 곡이다. Wes Borland의 테크닉이 가장 돋보이는 Shark Attack은 트레몰로 사운드가 일품인 곡이며 Get A Life의 코러스에서는 오랜만에 Fred Durst의 샤우팅을 들어볼 수 있다. 첫 싱글인 Shotgun은 Sam Rivers의 베이스가 두드러지는 곡으로 1집의 Counterfeit를 다듬은 것처럼 들리며 샷건을 발포하고 장전하는 특수음으로 마무리를 짓는 매력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다. 3집 My Generation을 연상케 하는 Douche Bag을 지나면 림프비즈킷식 발라드 Walking Away와 더불어 Loser 두 트랙으로 숨을 돌린다. 어느 순간 음악시장에서 난무하는 오토튠(음파를 분석 및 조정하여 음정을 교정하는 장치)에 대한 비판을 가득 담은 Autotunage, 뉴메탈의 역사를 읊조리는 90.2.10(1990 to 2010,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은 가사가 돋보이는 곡들이다. 영화 엑스멘, 울버린으로 유명한 Hugh Jackman이 출연한 2011년 영화 리얼 스틸(Real Steel)의 사운드트랙에 포함된 Why Try는 이들의 대표곡 Rollin'처럼 파티에 어울릴 사운드를 보여주며 느리지만 간결한 Killer in You로 8년의 기다림이 마무리된다.
3. 노장은 죽지 않는다
발매 당시 전문가들의 Gold Cobra 평가는 매우 다양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이들의 저력을 여실 없이 보여준 수작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우리가 알고 있던 림프비즈킷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혹평을 내린 이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전성기였던 2집과 3집 때를 비교했을 때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과거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워와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연의 스타일, 특히 고유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증명이 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모두에게 외면을 받았던 4집의 연장선이 아닌 것만 해도 충분히 감사한 사실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이 앨범이 나올 당시 나는 군인이었고 외박이든 휴가든 부대 밖을 나와 컴퓨터를 접할 때마다 항상 이 앨범을 수차례 들을 정도로 빠져 살았다. 비록, 작년 2022년에 발매한 Still Sucks로 이들도 연륜이 많은 대선배 밴드라는 것이 드러났지만 아직까지도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로도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참 대단하며 '노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떠올리게 만든다.
Gold Cobra Tracklist
1 Introbra
2 Bring It Back
3 Gold Cobra
4. Shark Attack
5. Get a Life
6. Shotgun
7. Douche Bag
8. Walking Away
9. Loser
10. Autotunage
11 90.2.10
12 Why Try
13 Killer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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