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 오브 갓(Lamb of God)은 미국의 헤비/그루브 메탈 밴드로 2000년도 메탈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는 대형 공연들의 대미를 장식했던 Slayer의 자리를 이어받은 거물 밴드이다. 2022년, 9번째 앨범 Omen를 발표하면서 밴드의 리드 기타리스트 Mark Morton은 락/메탈 잡지사인 Revolver와 특별한 인터뷰를 가졌다. 예전에도 해본 적이 있는 본인들의 앨범 순위를 매기는 자리였는데 이번에는 각 곡들의 유명세를 배제하고 앨범의 유기성을 중심으로 다시 순위를 정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Omens를 제외한 나머지 앨범들 순위와 관련해 아래에 그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순서는 최하부터 최상으로 역순행이다)
#8 Sturm und Drang
이 앨범을 제작할 당시 밴드 내에서 멤버들 간의 대인관계의 긴장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격동의 시기였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멤버들이 아닌 제 이야기만 하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여러 가지 갈등과 개인적인 어려움들이 혼란과 혼돈을 야기했고 등이 많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여러 곡들을 쓰긴 했지만 특별하지 않았고 뮤지션으로써 곡작업의 전반적인 면에서 연결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Deftones의 Chino Moreno와의 만남으로 만들어진 Embers와 같은 좋은 곡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일이든 밴드 내외적으로 관련된 일이든 힘든 시기였었기 때문에 낮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참고: Sturm und Drang 앨범 이전에 램 오브 갓의 보컬리스트 Randy Blythe는 2010년 체코 공연에서 무대 위로 난입한 한 관객을 밀었다가 사망하는 사건으로 인해 2012년 구속되어 체코 법정에 선 적이 있으며 이로 인해 램 오브 갓은 근 2년 동안 모든 활동을 중지하였다.
#7 Resolution
8위인 Sturm und Drang과 마찬가지로 이 앨범을 만들던 시기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오랜 시간 동안 치료를 받아 모든 것을 터놓고 말할 수 있지만 그때는 사생활 문제가 좀 있었는데 특히 약물 및 알코올중독이 심했던 때라 고통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앨범도 매우 훌륭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점 때문에 선호도에서 떨어집니다. 또한, 순수하게 앨범만 보았을 때에도 기술적인 면, 어찌 보면 비판적인 입장에서 평가를 하자면 솔직히 이 앨범의 러닝타임은 매우 깁니다. 총 14 트랙들로 구성된 이 앨범에서 4개의 곡들을 제외했다면 지금보다는 서너 순위가 올라갔을 것입니다. 거리낌 없이 말하자면 멤버들끼리 여러 곡들로 싸웠기 때문에 필러(앨범을 채우기 위해 작곡한 중요도가 떨어지는 곡)들로 차버렸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곡을 더 보강하고 어떤 걸 제외할지 등 편집 과정도 원활하진 않았던 작품입니다.
#6 New American Gospel
밴드가 탄생하고 앨범을 만들고 나서 NWOAHM(New Wave of American Heavy Metal, 미국의 모던메탈을 일컫는 용어)를 다지는데 기여한 점 등 이 앨범이 가진 여러 가지 의의를 평가절하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앨범의 훌륭한 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순위를 매긴 이유는 들어주기 힘들 정도로 녹음 상태가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훌륭한 리프들이 있기에 작곡 및 연주의 기술적인 면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Willie(세컨드 기타리스트)와 저는 언제나 펑크록 밴드보다는 타이트한 메탈 밴드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성장통을 겪는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밴드로써 앨범을 만드는 과정이 배우는 과정 중에 있어 자료도 지식도 부족한 면이 많았기에 음향적으로 충분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작품입니다.
#5 Sacrament
유명한 곡들이 포진되어 있는 앨범이지만 앨범 순위 상 낮은 위치에 있는 이유는 일관성이 없는 앨범의 유기성 때문입니다. 저는 램 오브 갓의 TOP10 곡이 아닌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팬들은 이 앨범으로 저희를 알게 되거나 이 이후에 저희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Redneck은 팬들에게는 2000년도 최고의 곡일 것이며 뮤직비디오도 재미있게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 듯 앨범 자체로 보자면 램 오브 갓 최고의 앨범이라곤 할 수 없는데 유기적이지 않아서 좋은 곡들을 듣다가도 그다음 곡에선 건너뛰고 듣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4 Wrath
앨범 자체만 두고 보았을 때 Wrath는 빈틈이 없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곡 또는 유명한 곡으로만 따지자면 3집이나 다른 앨범들을 언급하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듣기 무난한 점을 앨범을 평가하는 단 한 가지 기준으로 두고 말한다면 가장 일관적이고 유기성을 지니고 있는 Wrath가 최고일 것입니다. 모든 곡들이 뛰어나며 실제로도 듣기 좋습니다. Josh Wilbur는 이 앨범에서 우리와 처음 함께한 뛰어난 엔지니어로써 경이로운 수준의 작업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와 매우 친한 사이라 수없이 많이 들은 말은 해당 앨범을 작업하면서 거의 7kg(15 pounds)이 빠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걱정을 너무 많이 했고 사소한 실수도 넘길 수 있는 대장부 기질이 있는 사내가 아니기 때문에 일하는 기간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찌 됐든 이 앨범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기적인 작품이고 지금 들어도 한 물 간 오래된 사운드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훌륭한 앨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 Lamb of God
이 앨범은 멤버 변경 후(2019년 기존 드러머 Chris Adler가 나가고 Art Cruz가 들어왔다) 밴드가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어준 앨범입니다.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이 앨범은 유기성이 뛰어난 짜임새 있는 작품입니다.
#2 Ashes of the Wake
이 앨범이야말로 밴드의 사운드와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립해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램 오브 갓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는 정형화된 형식을 갖춘 앨범이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진화를 하고 있지만 램 오브 갓의 시작은 바로 이 앨범이라고 할 수 있고 대표곡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우리는 MTV에도 출연하고 컴필레이션 앨범인 Headbangers Ball에 곡이 실리는 등 메인스트림을 향한 첫 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As the Palace Burn
나중에 Josh Wilbur가 리마스터링을 해주긴 했지만 사실 녹음 상태는 좋지 않은 앨범입니다. 하지만 이 앨범의 사운드는 마치 금방이라도 산산조각이 나거나 불길에 휩싸일 것 같이, 또는 집어삼켜질 것처럼 급박하고 무시무시하게 처절합니다. 이를 구성하는 기타톤과 보컬의 목소리, 특히 보컬이 주는 전달력은 그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줍니다. Ashes of the Wake가 매우 정제된 앨범이라면 As the Palace Burn은 다양한 시도가 포함된 매우 흥미로운 앨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의 마지막 펑크록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New American Gospel을 만들 땐 기분이 썩 좋지 못했는데 이 당시 제 스스로가 어떤 사운드를 원하는지 깨닫지 못한 상태였었고 곡을 창의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 자신에게 엄격했었습니다. 여러 가사들을 최대한 빠르게 써 내려가기도 했고 여러 곡들을 곡을 수도 없이 정리하고 구조를 다시 짜는 등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멤버 전체가 한 단계 발전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앨범이 유독 좋은데 그 이유는 전작에서는 밴드명을 바꾸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사운드의 질이 떨어진 반면, As the Palace Burn은 우리가 크게 도약하게 만든 흥미로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s://youtu.be/uyc3rVoV7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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